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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해의 끝자락에서

덕암/김균식 | 기사입력 2021/12/01 [09:28]

[칼럼]한해의 끝자락에서

덕암/김균식 | 입력 : 2021/12/01 [09:28]

다사다난 했던 2021년 한해가 저물어 가는 12월의 첫날이다.

각 가정마다 코로나19로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가 하면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부산했던 한해였다.

죽을 것만 같아도 그럭저럭 살아지는 게 삶일진대 광풍처럼 불어 닥친 질병의 고비가 끝인가 싶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의 신출귀몰함에 방역당국의 대안은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확진자수가 수 백 명만 넘어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을 두며 초강수를 두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수 천 명을 넘겨도 별일 없는 마냥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언제 다시 망태할아버지가 잡으러 온다며 요란을 떨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같은 결과에도 대처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달라지니 법의 잣대에 신뢰가 안 가는 것이다.

특히 백신에 대한 불신이나 지난 방역과정에 있었던 앞뒤 안 맞는 대처방법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이제는 마냥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순종이나 복종은 수그릴 가치나 그래야 할 명분이 있을 때 먹히는 것이지 아니다 싶을 때까지 가서도 강요한다면 반항이나 반란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현재 정부와 국민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러하고 정계는 보란듯이 대선에 미쳐 민생을 돌아보지 않으니 어찌 천심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 12월부터 3월까지는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강타할 것이고 바닥을 본 지갑은 냉정하고 차가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는 한 더욱 추운 겨울이 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에 이어 변종 바이러스가 활개 치는 올해 겨울은 여느 해보다 더 힘든 계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을 98일 앞두고 한편으로는 확진자가 1만 명이 달할 것이라는 우려로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구름인파 운운하며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너야 죽든 말든 나는 당선되어야 한다는 장면이다. 세상은 돌아가는 소리가 나야 한다. 오직 대선과 코로나19를 제외하면 뉴스는 볼게 없고 관심을 끌지도 못하며 나머지 살아가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는 발전과 퇴보도 병행되겠지만 크고 작은 변화에서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통상 세대차이라고도 불리는데 나이든 사람의 말을 꼰대나 아재로 치부하며 연륜을 무시하는 사고방식, 상대방을 무시함으로써 자신은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착각이 사회적 예절을 무색하게 한다.

나도 되는 소리가 있고 안 될 소리가 있는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우는 소리와 늙은이가 운명을 다하면서 남기는 유언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는 과정에 나야 하는 자연스런 소리다.

하지만 사람 사는 사회에 필요한 것이 행정이라면 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정치요 그 정치가 반듯하지 못하면 모든 게 틀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치가 바로서야 도덕과 질서가 바로서는 것이며 노사간에도 권리만 주장할게 아니라 책임도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며 머리 숫자에 연연한 정치인들의 근시안적 사고가 노조의 방만한 성장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며 종래에는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전락하고 패망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뿐인가 수혜 받아야 할 자보다 정책세우고 통계 뽑고 행정적 처리에 전달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즉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복지가 그러하고 교육과 국방에 줄줄 새는 혈세들이 그러하다.

조용히 둬도 서로 화합하고 위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여야로 보수·진보, 좌파·우파로 나눠서 한자리씩 꿰고 차려고 안달이다.

남녀간에 성별 이간질을 시켜 여성의 권리증진이 빗나간 성장으로 근본을 흩트리며 저출산의 동기가 되기도 하고 놀고 먹는 복지에 길들여져 젊은이들은 삽자루 잡을 줄 모르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문명이 발달해도 지켜야 할 게 있고 변해도 되는 게 있다. 군인은 총칼로 전선을 지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의무를 지니고 있기에 군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며 강하고 엄하게 생활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며 학생은 학생답게 용모와 복장이 반듯하게 배움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여성은 여성답게 단정함과 반듯함이 고루 갖춰져야 하고 아이는 어른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지킴으로써 목례로 인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변화를 보면 군인은 군기가 실종되어 제3국에서 알까 두렵고 학생은 학생으로 보기에 민망할 차림이며 여성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며 어쩌다 아이를 가져도 분유를 먹이고 걸음마라도 하려하면 남의 손에 맡기고 커피숍으로 골프장이나 헬스클럽으로 몸매 관리하기 바쁘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고로 변화란 기본에 충실하면서 부가적인 기쁨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지 오로지 편익과 안일함만 추구한다면 종래에는 습관된 생활은 다시 원점으로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지금이라도 페미니즘을 외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인권 운운하며 남긴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볼 일이다. 여성, 군인, 학생 등 모든 사람의 인권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권을 명분으로 인심을 얻어 권력유지의 도구로 활용된다면, 그래서 민민 갈등이 유발되고 불화의 원인이 된다면 그래도 제대로 정치를 하는 것일까.

노동자가 권리만 주장하며 머리 숫자로 정치권을 흔든다면 그래도 흔들린 정치가 관련법을 뜯어고치며 기업발전에 짐이 된다면 그 사회는 점차 병들기 마련이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

독자들은 눈 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두운 겨울밤 무릎까지 쌓인 눈 속에 고요히 들어보면 먼저 쌓인 눈 위로 나중에 내린 눈이 쌓이며 조금씩 내려앉는 소리, 사각거리는 음이 들린다.

봄이면 싹트는 소리도 들리는데 어찌 사람 사는 사회가 소리없이 움직일 수 있을까. 그렇지만 적어도 소수의 욕심으로 다수의 희생이 반복되는 세상은 이제 그만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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