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시 시작되는 터널 입구

덕암/김균식 | 입력 : 2021/12/08 [09:34]

 

코로나19에 대한 대안으로 백신 투여가 전국민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오미크론’이란 변이가 악명을 떨치며 국내에 상륙,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연일 확진 인원이 최고기록을 갱신하자 정부가 수도권 6명 미만 모임 금지라는 극단의 조치를 가동했다.

자영업자들은 “왜 종교단체는 되고 우리는 안 되냐”며 반발했고 전파 가능성에 대한 업종별 구분이 어떤 실효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표했다.

방역당국의 입장에서는 밀어붙이자니 제한업종의 반발이 심해질 것이고 방관하자니 확진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여론이 악화할만한 업종은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고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질병의 창궐에 정치권은 연일 초비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복지부동의 행정이 문제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컨트롤타워의 불안정한 지휘체계로 방역 매뉴얼이 갈팡질팡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양복을 입고 회의 주재 한답시고 폼 잡는 것은 지나가는 일반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자고로 특정 조직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중간 관리체계나 이를 지휘할 상급 지휘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비상사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동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전문지식과 응급 의료시스템에 대한 대안은 정부가 국민보다 앞서 있어야 한다. 달리 국가인가.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국민에게 그만큼 헷갈리게 했으면 이제는 어느 정도 정확한 방역 지침이 나와야 한다.

아직도 속수무책 발만 동동 구르며 확산지표나 발표하는 수준이라면 처음부터 손도 대지 말고 각자 알아서 하는 위드 코로나로 갔어야 한다.

단속에는 실효성이 있어야 하며 불과 수백 명 확진자에도 온갖 오두방정을 떨던 방역당국이 하루 수천 명씩 발생해도 연일 대선캠프는 구름 인파 운운하고 있으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경우일까.

이쯤하고 오미크론의 등장 이후 다시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연말연시 각종 모임의 취소, 해약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단면으로 보면 일시적인 위축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련 업종의 연쇄 부도가 우려된다.

대형뷔페를 운영해본 경험자로서 식자재, 관련 종사자, 협력업체는 물론 간접분야까지 포함하면 그 피해는 일파만파다.

특히 연말분위기에 따라 성수기를 기대했던 유흥업소, 각종 파티, 식당은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들이 즐기던 1차 삼겹살, 2차 호프집, 3차 노래광장, 4차 나이트클럽에 새벽의 포장마차 해장국까지 주야장천 부어라 마셔라 하던 시절도 있었다.

대리운전에 유흥과 관련된 종사자들까지 수입창구는 동작그만이 됐다. 숙박업소도 마찬가지다.

인천 영흥도 섬마을에 대형 리조트를 운영해본 경험자로서 돌아다닐 돈도 있어야 하겠지만 전파가능성이 높다는 방역당국의 발표에 누가 감히 외출을 나설 수 있을까.

매출이 없으면 매입도 없는 게 아니라 홍보사이트 비용과 인건비, 기본적인 유지관리비는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니 어쩌다 주말에 만실이 되어도 적자를 면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먹고 자고 마시는 업종뿐만 아니라 입고 놀고 보고 듣는 업종까지 이제 어두운 터널이 새로운 시작이다.

세상은 구분되어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으며 더 자세히 보면 물고 물리는 고리처럼 한 가지가 잘못되면 나머지는 연쇄부도가 나기 마련이다.

이런 시기에 그나마 밥이라도 먹고사는 업종이 공직자, 대기업 등 안정적인 분야의 종사자들이다. 문제는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정책을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흙수저에 대한 자수성가의 성공신화가 대표적인 인기몰이로 활용되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의 막을 올린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어린 시절 다니던 공장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등 가난을 딛고 일어선 배경을 선거홍보의 소재로 삼았다.

흙수저가 자랑이라면 필자 또한 서른 가지도 넘는 업종을 운영하며 다양한 삶을 경험했으니 자영업자들의 심경을 더 이해하지 않을까.

현재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를 보면 각자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부분이 한 가지도 없다. 평생을 범죄를 변호하고 시장과 도지사를 지내오면서 잘못한 게 한 가지도 없고 뭘 해도 다 잘했다는 자화자찬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대장동 사건이 터져도 흉악범 조카의 변호에 나섰어도 다 이유가 있고 형수한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대외적으로 알려져도 다 이유가 있는 후보, 또 다른 한쪽은 평생을 검사로 범죄자 색출에 앞장서 온 과정이 있었으며 온갖 의혹과 털어도 계속 나오는 먼지에도 자신만이 대한민국 미래의 대안이라며 중단 없는 전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인의 학력위조가 드러나고 장모가 구속되어도 잘못한 게 없다는 후보, 자신만이 대안이라며 전체 유권자의 2%만으로 연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방송국 카메라가 일정을 따라다니는 후보들, TV를 보는 국민들은 18명의 후보 중 2명만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어떤 이견이나 선택의 폭도 없는 현실, 21세기 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멀쩡히 가만있는 국민들을 좌파·우파, 진보·보수, 영남·호남으로 갈라놓고 둘 다 군복무도 못 마쳤으면서 60만대군의 국군 통수권자가 되어 국군의 날 사열을 받을 기대를 하고 있으며 덩달아 춤추는 막강한(?) 캠프 관계자들의 협력을 어떤 식으로 갚아줄지 두고 볼 일이다.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필자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어이가 없는 후보들이다. 선거의 경우 평소 정상적인 직장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올 수 없는 곳, 먹고 살만한 사람은 굳이 오지 않아도 되는 곳, 나머지는 말 안 해도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불황의 터널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직접 체험해본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 앞서 어필했던 것처럼 대형뷔페나 리조트를 직접 운영해봐야 관련 산업의 어려움을 안다. 입으로는 뭔들 못할까.

온갖 장밋빛 정책에 실현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불투명한 채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들이 자영업자들의 반발과 유권자 숫자가 만만찮아지자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들의 어려움을 얼마나 체험했으며, 얼마나 이해하며 어디까지가 지원 가능한지 짐작도 못하면서 일단 득표에 도움이 되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 시작되는 터널의 어둠을 밝혀줄 참다운 지도자는 언제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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