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긴여정의 막이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의 힘의 완패로 끝난 선거였다.
지역구 전체 당선인 254명 중 더불어민주당 161석, 국민의 힘 90석, 새로운미래1석, 개혁신당1석, 진보당이 1석을 차지했다.
비례대표는 46석 중 더불어민주연합 14석, 국민의미래 18석, 개혁신당 2석,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획득했다.
국민의 힘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사수하지 못하는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개헌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지만, 턱 밑까지 조여오는 의석수는 집권2 년 차를 맡는 윤 정권의 국정 기조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감지된다.
이를테면, 현 정부가 내건 교육·연금·노동 3대 개혁을 비롯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같은 의료개혁,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세제 개편, 저출산 대책, 여성가족부 폐지 등과 연계된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불투명하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나 규칙 제정으로만 정책을 추진하는 데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포스트 총선’ 국정 운영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서의 어떤 결과든 국정에 대한 국민 평가로 생각하고 野와 협치 시사를 내비치며 국면 전환에 나서는 모양새를 갖추고는 있지만, 헤쳐나갈 남은 여정이 녹록치 않다.
이번 총선에서 광주·전남의 흔들리지 않는 민주당 절대적 지지는 결코 변하지 않는 넘사벽 그 자체였다.
18석 단 한 곳도 내주지 않는 더민주의 철옹성이었으며, 높은 지지율 또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나마 이번 광주·전남 총선에서 관심을 끌었던 광주 광산을, 순천·광양·구례·곡성을, 함평·영광·담양 선거구의 결과 역시 이변은 없었다.
새로운미래 창당을 주도해 제3지대 정당에 둥지를 튼 이낙연 공동대표가 민주당 민형배 후보에게 시종 60%포인트(p) 내외의 차이로 뒤지며 패했다.
전남 동부권에서 특히 관심을 끌었던 국민의 힘 이정현 후보 역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으며, 전남에서의 무소속 반란을 꿈꿨던 이석형 후보도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결과는 민주당에 칼자루를 쥐어주고 윤 정권을 심판하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