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 쓰고 잤을 뿐인데 똑똑해졌다
수면은 면역 조절, 에너지 보존, 기억 저장을 포함한 많은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면이 부족할 경우 정신과 육체의 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루 중 수면-각성 주기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시상하부에 있는 시신경교차상핵(SCN)이다. 시신경교차상핵은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정도에 맞춰 기능한다.
조명은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친다. 눈을 감아도 조명을 끄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래서 숙면을 위해 안대를 쓰고 잠자리에 들기도 한다.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자들이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이 실험한 결과, 안대를 착용하고 밤에 수면을 취할 경우 다음날 기억력과 주의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8~35살 성인 122명을 대상으로 두가지 수면 실험을 했다. 첫번째 실험에선 성인 89명에게 첫 1주일간은 잠 잘 때 안대를 착용하고, 그 다음 1주일간은 눈 부위에 큰 구멍이 있는 안대를 착용하도록 했다.
각 실험 기간의 마지막 이틀 동안은 기억력 시험을 했다. 안대를 착용한 참가자들은 수면 중에 눈을 가린 후 사건과 경험을 기억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단어쌍 연상 과제(PAL)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이들은 반응시간(PVT)도 빨랐다.
수면 효과 높이는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
두번째 실험에선 33명에게 안대와 함께 깨어 있을 때의 빛의 강도를 측정하는 장치, 그리고 잠자는 동안 뇌파를 측정하는 헤드밴드를 착용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조건에 익숙해지기 위해 하룻밤은 온전한 안대를, 다음날은 구멍이 뚫린 안대를 착용한 채 잠을 잤다.
여기서도 같은 방식으로 기억력 시험을 한 결과, 안대를 착용한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을 생성하는 데 더 좋은 성과를 냈다. 또 헤드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안대 착용과 서파 수면 시간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파수면이란 뇌파 활동이 느려지는 것을 말한다. 보통 깊은 잠을 이룰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파수면은 기억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안대를 착용하는 동안 서파수면 시간이 길어진 것이 기억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대 착용 자체는 전체적인 수면시간이나 수면 지속시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안대가 수면의 이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이라는 걸 보여준다”며 “일상 업무 중 주의력과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은 걸 고려하면 밤에 잠 잘 때 안대를 착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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