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 - 2024년 09월 30일 (월요일) - 朝刊
나스랄라 시신 수습해…상처도 없고 온전해
이스라엘 전투기가 날린 대형 폭탄에 깊숙한 지하 벙커에 은신해 있다가 목숨을 잃은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시신이 수습되었다고 CNN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나스랄라는 27일(금) 저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인 다히야의 일반 주거지 건물지하에 설치된 조직 본부 벙커에서 회의 중 폭사했다.
나스랄라(64)의 사망은 먼저 이스라엘 군부가 28일(토) 오전11시(한국시각 오후5시) 주장했으며 헤즈볼라 측이 이로부터 4시간 후에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표적 공격은 한국시각으로 28일 새벽 1시 직전에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공격 실행 15시간 넘은 뒤 폭사처단 성공을 주장했고 헤즈볼라가 몇 시간 뒤를 사실로 확인해준 것이다.
나스랄라의 시신 수습 뉴스는 헤즈볼라 측 사망 발표로부터 거의 20시간 뒤에 로이터 통신과 CNN이 레바논 안보 및 의료 관계자를 인용해 처음 전했다.
시신은 28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와 CNN은 나스랄라의 시신이 ‘조각 나지 않고 온전한 일체였으며 직접적인 부상도 하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나스랄라 표적 공격에 이스라엘이 2000파운드(920㎏) 폭탄을 시간차 연쇄자동 폭발 묶음으로 해서 80t 사용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뉴욕 타임스의 뉴스에서 연상되는 나스랄라의 최후 모습과는 동떨어진다.
80톤이면 900㎏짜리 폭탄이 90개 정도 사용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폭탄 세례가 사실이었다면 시신이 온전히 남아있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7일 자정 이스라엘군 베이루트 공습 재개 뉴스 직후 나스랄라의 표적 공습이 보도되었으며 CNN 등이 3시간 뒤 나스랄라의 폭사 설을 보도했다. 헤즈볼라 아닌 이란 측에서 잘못된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이로부터 7시간 후에 이스라엘의 살해 성공 폭사 주장이 나왔다.
‘아시아판 나토’에 핵 반입까지 주장하는 이시바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가 당선 뒤 연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정세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20년 가까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제기해 온 이시바 총재가 새로운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기 전부터 해당 의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본 안팎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방침을 굳혔다고 29일 보도했다.
● 20년간 집단안보 주장한 이시바
이시바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칼럼 ‘일본 외교 정책의 장래’에서 “아시아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중국을 서방 동맹국이 억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연합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은 6·25전쟁 발발 이후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70년 넘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으로는 오늘날 사실상의 ‘핵 연합’이 된 북-중-러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시바 총재의 지론이다.
이시바 총재는 2000년대부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다른 나라가 공격받아도 자국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을 행사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해당 주장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20여 년간 고민해 가다듬은 정책인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재는 방위상 등 방위 정무직만 3번 지냈다. 과거사 문제나 당내 정치적 논의에서는 비주류 비둘기로 꼽히지만, 방위 안보에선 일본이 금기시하는 핵 반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가깝다.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한미일 협력 및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해 한국 협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취임 직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감을 이용해 국회 해산 후 조기 총선에 나선다.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9일 여야 당수 토론 직후 해산해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총리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한다.
● 정부 “북핵 집중된 미 확장억제 우선”
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고 한일 등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외교위 마이클 롤러 의원은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지난해 9월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단 선을 긋는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현 상황에선 북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이 선호된다”라고 강조했다. 제도화 단계로 접어든 한미 양자 간 핵우산 체제를 계속 공고하게 뿌리내리는 게 우선이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의 연장선상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이 불러올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재의 핵 공유나 핵 반입이 일본의 기존 ‘비핵 3원칙’(핵무기 제조·보유·반입 금지)을 깨는 보통 국가화를 추구하는 행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개월 전 헤즈볼라 수장 위치 알았다”…네타냐후, UN연설 직전 ‘작전’ 승인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위치를 수개월 전부터 파악해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기 직전에 나스랄라 제거 작전에 대해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지 못했던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에게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암살하기 몇 달 전부터 그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나스랄라를 사살하기로 결정한 건 그가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경우 암살 기회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이 ‘새 질서(New Order)’라고 명명한 나스랄라 제거 작전은 23일 방안이 마련돼 25일 내각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현지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작전에 대한 조건부 승인이 떨어진 시점은 26일이다. 이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27일 유엔 총회 연설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나스랄라가 벙커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작전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동의한 뒤에 미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로 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직후 유엔 연설에서 헤즈볼라를 비판하고 이란에게 경고했다. 이로부터 얼마 뒤 이스라엘공군(IAF)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상공을 날아 나스랄라가 은신한 지하벙커를 겨냥해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이 나스랄라를 암살하기 위해 투하한 폭탄은 이른바 ‘벙커버스터’를 포함해 약 100개로 전해졌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성공적으로 작전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시작된 뒤에야 공습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은 이스라엘에게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채널 12는 보도했다. 당시 미국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장관과 휴전과 관련한 협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미국 관리는 27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네타냐후 총리가 공습 계획을 논의하던 당시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과 레바논과의 휴전에 관한 선의의 협상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NYT도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이 휴전 가능성에 대해 미국 측과 논의하던 이번 주 초부터 계획됐다”고 짚었다.
‘치명률 88%’ 마르부르크병, 르완다서 6명 사망
르완다에서 치명률이 최고 88%에 이르는 ‘마르부르크병’ 환자가 20명 발생했다. 사빈 은산지마나 보건부 장관이 이 중 6명이 사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은산지마나 장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성명에서 “사망자 대부분이 중환자실의 의료 종사자”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인과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7년 독일의 마르부르크에서 처음으로 집단 발생해 마르부르크병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병은 높은 치명률과 강한 전염성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평가받는다. 고열과 심한 두통, 출혈 등의 증상을 수반하며 중증일 경우에는 신장 장애를 일으킨다.
과일을 먹고 사는 큰 박쥐를 숙주로 삼는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에서는 혈액이나 체액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수분 보충 치료가 권장된다.
적도기니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마르부르크 병으로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탄자니아와 가나,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케냐, 남아프리카 등 아프리카 다른 지역에서도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정도일 줄이야...” 가라앉는 인도네시아의 현실
매캐한 연기로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숨을 편히 쉴 수도 없는 도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하늘은 미래를 암시하듯 잿빛이다.
지난 8월 23일 아침, 자카르타 북부 무아라 바루 지역 여기저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바닷물의 수도 침략을 알리는 봉화인가 싶었지만 단순히 쓰레기를 태우는 연기였다. 도시를 오가는 오토바이와 차량은 하나같이 낡았다. 이들이 내뿜는 매연은 공기를 더욱 탁하게 만든다.
무아라 바루 지역의 북부 해안가에는 거대한 방벽이 세워져 있다. 길이는 무려 13㎞에 높이는 2m에 달한다.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다. 자카르타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침몰하는 도시 중 하나다. 지하수 남용으로 지반이 내려앉고,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까지 겹쳤다. 연간 최대 25cm까지 가라앉는 이 도시는 약 40%가 해수면 아래에 있다.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ITB)의 하사누딘 아비딘(Hasanuddin Abidin) 교수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2050년 자카르타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고 북자카르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이는 최근 20년간 진행된 자카르타 지역의 지반 침하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효과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다.
자카르타가 수도로서 지속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인도네시아는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수도를 이전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누산타라는 자카르타로부터 약 1200㎞ 떨어진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에 건설되고 있는 일종의 신도시다. 대통령궁은 이미 완성돼 독립 79주년 기념일(8월17일) 행사도 치뤘다. 수도로서 기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32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소요된다.
천도하더라도 자카르타에 남아 있는 주민들은 여전히 기후 위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해안을 접한 다른 도시들도 자카르타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탄소 배출로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면 지구 해안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가난한 도시는 더 빨리 가라앉는다. 지난달 24일 자카르타를 거쳐 자바섬 북부 드작의 팀불슬로코에 도착했다. 수도인 자카르타는 돈으로 물을 막아내고 있지만, 이곳은 그럴 여유가 없다. 항구의 선박처럼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집들은 큰 길을 제외하곤 물에 잠겨 있다. 주민들은 마치 배 위에서 생활하듯 살고 있다.
지역 주민 수라틴(63)씨는 가라앉은 집에서 더는 살 수 없어 옆에 새로 집을 지었다. 기존 집은 현재 부엌으로 사용 중이다. 수라틴씨는 “물에 잠긴 이곳에 20년간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 말했다.
5월부터 9월이 건기인 이곳은 공사가 한창이다. 매년 상승하는 해수면만큼 집을 올려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켜내지 않으면 무너지는 삶, 팀불슬로코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건드리면 보복할 것” 이스라엘, 이란에 경고… 전운 고조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이스라엘이 이란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29일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스라엘군(IDF) 본부를 방문,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누구든 우리를 때리면 우리도 그들을 공격할 것이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긴 팔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아야톨라 정권은 이것이 얼마나 진실인지(IDF 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적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이스라엘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인질들을 되찾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그들을 잠시라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요아브 갈란트 장관이 수뇌부 회의를 열어 레바논 접경지인 자국 영토 북부전선 공세와 관련해 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나스랄라가 사망했지만 잔존 헤즈볼라 세력을 향해 군사적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IDF는 F-15 전투기 편대를 띄워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다히예를 공습한 뒤 “이날 공격으로 나스랄라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도 나스랄라의 사망 사실을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스랄라는 이란 ‘악의 축’의 중심이자 핵심 엔진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프랑스 국민을 살인한 자에게 보복했다.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완전히 귀환시키고 역내 힘의 균형을 바꾸는 등 목표를 달성하려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공습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나스랄라가 살아 있었다면 헤즈볼라의 역량이 빠르게 회복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제거로 중동의 전운이 최고조에 이르자 인근 서방국들은 확전을 막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28일 낸 성명을 통해 “분쟁 당사자들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요구했다. 프랑스도 “레바논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행동을 규탄한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추가적 불안정과 지역 충돌로 이어질 행동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통화한 뒤 “우리는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즉각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으며 중동 사태에 극심한 우려를 표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또한 현지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레바논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에도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나스랄라 사살에 대해 이스라엘의 방어권 행사 차원이라며 두둔했다. 그는 28일 성명을 통해 “나스랄라와 그가 이끈 테러단체 헤즈볼라는 지난 40여년간의 공포통치 기간 수백명의 미국인을 살해했다. 그의 죽음은 레바논 민간인 수천명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위한 것이다. 미국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단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덮친 美… 생방 중 물 속 뛰어든 리포터, 여성 구조해
미국 남동부에 상륙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날씨를 전하던 리포터가 침수된 차량 속 위기에 처한 여성을 급히 구조하러 들어가 이 모습이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각)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폭스뉴스 소속 기상학자 밥 반 딜런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의 침수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중 한 여성이 물에 잠긴 차량 속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은 딜런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고, 딜런은 911에 신고했다며 우선 여성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잠시 후 이 여성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고, 딜런은 카메라를 향해 “잠시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 이 여성을 더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한 뒤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화면에는 딜런이 여성을 업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을 무사히 구조한 딜런은 생방송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방송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바지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꺼내고 곧장 물속으로 들어갔고, 가슴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다”고 설명했다. 딜런은 “여성은 차 안으로 물이 들어차 거의 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며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시간 물속에 있어 체온이 떨어진 여성을 위해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셔츠를 벗어주기도 했다. 현장으로 달려온 여성의 남편은 딜런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딜런은 여성의 남편과 악수를 나누며 “언제든 나는 다시 그 행동(구조)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허리케인 헐린 조지아주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 남동부에 막대한 피해를 안긴 허리케인 헐린은 시속이 225㎞에 이르며, 전체 5등급 중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이었다.
현재는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지만 최소 52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인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으며 일부 가옥이 파괴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의 중심도시 애틀랜타에선 지난 48시간 동안 282.4㎜ 강우량이 기록됐다. 이는 애틀랜타의 강우량 측정이 개시된 1878년 이래 최대 규모다. 또한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헐린에 따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홍수 피해 상황이 지난 100년 동안 최악 수준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문화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오늘의세계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