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 - 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 朝刊 20241003
헤즈볼라 새 수장에 ‘국제 테러리스트’ 사피에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집행 이사회가 최근 이스라엘군(IDF)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하심 사피에딘(60)을 30일(현지시간) 임명했다. 미국이 국제 테러리스트(SDGT)로 규정한 인물이자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사돈이다.
이란 인터내셔널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스랄라의 사촌인 사피에딘은 헤즈볼라가 창설될 때부터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이스라엘과 미국, 역내 비우호적 국가에 대한 적대 행위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헤즈볼라 집행 이사회 이사장과 헤즈볼라의 군사작전을 기획하는 조직 ‘지하드 평의회’ 의장도 맡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로 관측돼 왔다. 사피에딘은 지난 27일 나스랄라가 사망한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사피에딘은 반이스라엘,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헤즈볼라를 군사 지원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 지도부와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에딘 가문에는 저명한 시아파 신학자가 다수 있는 데다 그의 형제인 압둘라는 이란 주재 헤즈볼라 대표를 맡고 있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피에딘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내정된 상태였다.
미 정부는 사피에딘은 특별지정 SDGT 명단에 올려 자산동결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란의 역내 맞수인 이슬람 수비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상태다.
일본 새 총리, 야스쿠니 참배 거부했다…18살 세례 받은 기독교인
10월 1일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67)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는 외증조부부터 4대째 신앙을 이어온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화해와 반성을 중시해온 이시바 총재가 새 내각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반석을 다져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이표 일본 야마나시에이와대 전 교수는 29일 “이시바 총재는 일본기독교단 소속이자 외증조부인 가나모리 미치토모가 세운 돗토리교회에서 세례받은 신자”라며 “극우세력과 다른 양심적 정치·외교 활동이 기대된다.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일본기독교단은 1941년 태평양전쟁 전시 내각에 의해 모든 교파가 하나로 통합됐지만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장로교·감리교·조합교회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교단이다.
이시바 총재의 외증조부 가나모리는 도시샤대를 설립한 기독교 교육자 니지마 조의 제자로, 스승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뒤 목사가 됐다. 이시바 총재는 기독교 집안의 영향으로 교회 부속 유치원을 다녔고 18세 때 세례를 받았다. 학창 시절 교회학교 교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일본기독실업인회 주최 국가조찬기도회에 매년 참석하고 있다.
일본에서 기독교인 총리가 배출되는 것은 가톨릭 신자인 아소 다로(2008~2009년 재임) 이후 15년 만이며, 개신교인으로는 하토야마 이치로(1954~1956년) 이후 두 번째다.
이시바 총재는 국가조찬기도회 연단에 서거나 기독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신앙을 고백해 왔다. 일본 크리스천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지금의 일본 정치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다면 제발 고쳐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도할 때 항상 “당신의 일을 위해 나를 사용해 주십시오. 잘못을 바로잡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성경 구절로는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복음 18장 14절)를 꼽았다.
이런 기독교적 가치는 이시바 총재의 역사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크리스천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근현대사, 과거의 한·일 관계를 모른 채 외교적 노력을 하면 설득력이 없다”며 “위안부·영토 문제 등 일치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함께 해나갈 수 있는 것이 많다. 한국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선교단체들은 이시바 총재의 총리 취임을 계기로 일본 내 복음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수구 일본복음선교회(JEM) 대표는 “일본은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0.44%에 불과한 ‘영적 황무지’와 같다. 일본에 복음 전파가 활발해져 기독교적 가치가 실현되고 동시에 국제적인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회개에 앞장섰던 오야마 레이지(1927~2023) 목사가 한·일 관계에서 화해의 다리를 놓은 것처럼 이시바 총재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의 우경화 흐름 속에서 이시바 총재가 보수 정당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전 교수는 “막연한 기대나 희망은 더 큰 실망과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란, 미사일 200발 공격… 이스라엘 “대가 치를 것”
이란이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의 군사기지 3곳에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을 포함해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진실의 약속(True Promise) 2’ 작전을 단행했다. 올 4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진실의 약속 1’ 작전을 감행한 지 6개월 만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2일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몇몇 유럽 국가는 중동에서 나가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라”고 명령해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우리 국민의 철수를 위해 현지에 “군 수송기를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숨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 올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숨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번 공격을 놓고 혁명수비대는 “미사일의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대부분 요격됐다고 맞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에서 최소 4명이 부상당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선 1명이 숨졌다.
양측의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 및 원자재 시장도 요동쳤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3.5% 오르는 등 급등 출발했다. 1일에도 장중 한때 5% 올랐다가 2.44% 상승 마감했다. 다만 2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했다.
달걀값 급등에… “맥모닝 안팔아”
미국과 유럽의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여파로 전 세계 계란값이 치솟고 있다. 급기야 호주의 일부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계란이 들어간 ‘맥모닝’(사진)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 매장에서도 계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 계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19년에 비해 60% 급등했다. 이 외 유럽 주요국, 일본,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곳곳에서 계란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계란값은 2022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올 8월 미국 내 계란 가격은 2023년 8월보다 28.1% 올랐다. 미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셈블리’ 또한 현재 미국 내 계란 12개의 평균 가격이 3.2달러(약 4200원)라고 밝혔다. 계란 12개에 3달러가 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최소 1억 마리의 닭이 폐사됐다. 이로 인해 달걀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주요 비료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사료 가격도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본격화한 전 세계적인 고물가로 저렴한 단백질원인 계란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했다.
현재 각국 요식업체들은 오믈렛, 샌드위치 등 계란이 들어간 제품의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올겨울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계란값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과기대 최초 한국 유학생 박사 나왔다…‘한지 연구’ 유동용 박사
중국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인 중국과학기술대에서 한국인 유학생 최초로 박사 학위자가 배출됐다.
2일 중국과학기술대에 따르면 유동용(37) 박사가 ‘한중일 전통 서화 장황 배접 기법의 과학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장황은 미술품을 족자나 책 등의 형태로 만드는 기법이다. 유 박사는 한국의 한지(韓紙) 외에도 중국의 선지(宣紙), 일본의 화지(和紙) 등 3국의 전통 종이를 모두 연구해왔다.
유 박사는 지난 2017년 중국과학기술대 궁더차이(龔德才)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다. 그는 7년의 연구 기간 징저우(荊州) 박물관 유물 보존(복원) 사업 등 다양한 유물 보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밖에도 나시족과 티베트족의 수제 종이 섬유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중국과학기술대 측은 “유 박사의 학위 취득은 우리 대학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큰 진전이자 중한 학술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尹-이시바 첫 통화…北도발에 “한일·한미일 단합대응 필요”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신임 총리가 2일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 한일·한미일이 단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통화는 이시바 총리가 전날 취임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15분부터 15분간 이시바 총리와 통화를 갖고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일 양국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이자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시바 총리의 취임 축하 서신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그간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해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계속 발굴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한일·한미일이 단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면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와 우리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 정상은 셔틀외교를 지속하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 나가기로 했다.
“러, 우크라 부흘레다르 점령”…2년 8개월 버텼지만 결국 무너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요충지로 꼽히는 도네츠크주의 탄광 도시 부흘레다르를 점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이 곳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고 약 2년 8개월 동안 버텼지만 결국 무너졌다. 러시아군의 전력 우세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 부흘레다르 인근 우크라인스크도 점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부흘레다르 일대에 배치된 병력에 “인원과 군사 장비를 보존하기 위해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은 부흘레다르로 추정되는 지역의 파괴된 건물 위에서 러시아군이 국기를 흔드는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콤소몰레츠’ 등도 우크라이나 제72기계화여단의 마지막 군인들이 1일 부흘레다르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아직 부흘레다르 점령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부흘레다르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잇는 요충지다. 인근에 철도 노선도 위치해 전략적 가치가 높다. 전쟁 전 인구가 1만4000명을 넘었지만 인구의 상당수도 이 곳을 떠났고 주요 건물도 대부분 파괴됐다. 돈바스는 친(親)러 성향의 주민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일컫는 지역로 현재 러시아가 약 80% 장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부흘레다르 장악이 우크라이나의 전략 실패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우크라이나는 올 8월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진격했다는 일부 성과는 있었으나 전력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에서 병력과 자원을 소모하는 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진격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부흘레다르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서쪽으로 30km 떨어진 벨리카노보실카 쪽으로 진격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군은 이 일대의 병참 거점 포크로우스크에 대한 공격도 연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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