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속 트럼프 사람들⑤
트럼프, 무역 수석보좌관에 피터 나바로…‘대중 강경파’ 1기 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무역·제조업 담당 수석보좌관에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국장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4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나바로 전 국장을 지명하면서 “첫 임기 동안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이라는 두 가지 신성한 원칙을 집행하는 데 그보다 더 능률적이거나 끈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FTA)과 같은 불공정한 무역 거래 재협상을 도왔고 관세와 무역 조치를 모두 신속하게 추진했다”며 “수석보좌관 직책은 나바로 전 국장의 광범위한 백악관 경험을 활용하는 동시에 그의 광범위한 정책 분석·미디어 기술을 활용한다”고 짚었다.
동시에 “그는 제 첫 임기 동안 미국 국민을 위해 훌륭한 일을 했다. 나바로 전 국장은 수석보좌관으로서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미국 제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더 나은 일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역·제조업 담당 수석보좌관 사명으로 나바로 전 국장의 활동이 제조업, 관세, 무역 의제를 성공적으로 발전하도록 만들고 소통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를 가진 나바로 전 국장은 대학교수 출신 경제학자이자 경제 분야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맡았지만 기구가 해체되면서 OTMP 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강경 보호무역주의 인사로 중국에도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미국 경제학자로는 처음 트럼프 1기 행정부에 합류해 경제 책사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예비 며느리 킴벌리 길포일, 그리스 대사로 발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인 킴벌리 길포일을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첫째 딸 사돈을 주프랑스 미국대사, 둘째 딸 사돈을 아랍·중동 문제 담당 고문에 임명한 데 이어 세 번째로 가족을 공직에 앉혀 ‘네포티즘(Nepotism·친족 중용주의)’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트루스소셜에서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검사였던 길포일은 12년 동안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했다. 2001년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결혼해 2006년 이혼했으며, 트럼프 주니어와 2020년 약혼했다. 2018년부터 트럼프 당선자를 위해 일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펼쳤다. 선거 승리 당일에도 ‘트럼프 패밀리’와 함께 무대에 오르며 사실상 가족으로 대우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랜 친구인 부동산 투자운용사 콜로니 캐피털의 톰 배럭 회장을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로 지명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비공식 고문을 맡아 모금을 주도했고, 첫 임기 때 취임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최측근이다.
레바논계 미국인인 배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는 혐의로 2022년 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무죄 판결을 받자 트럼프 당선인은 “올바른 결정을 내린 배심원들의 용기와 이해심에 존경을 표한다”고 그를 두둔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방면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마가(MAGA)’는 19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촛불 만찬’을 주최한다. 입장료는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3000만 원)로, 트럼프 당선인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다. 당선인이 직접 기금을 모금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WP는 “마가 측은 이번 행사의 목적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겨냥해 “위대한 캐나다 주(州)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며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 및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쓰기도 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히자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트뤼도 총리와 만났을 때도 “캐나다는 미국의 51번 째 주가 되라”고 말했다. 타국 정상에게 큰 외교 결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트럼프 국무부 2인자에 크리스토퍼 랜도…前 멕시코 대사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 2기 행정부 국무부 이인자로 크리스토퍼 랜도 전 멕시코 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랜도를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한다”라고 밝혔다.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 외교가 이인자로, 장관을 도와 민감한 외교 사안을 지휘하고 각국과 고위급 접촉을 맡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크리스(랜도)는 위대한 국무장관 후보자인 마코 루비오와 긴밀하게 협력해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통한 우리 국가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어 랜도 후보가 “멕시코 대사를 역임하며 불법 이민을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우리 팀과 끊임없이 협력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를 ‘우리 국가의 위대한 법조인“이라고도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랜도 후보가 멕시코 대사로서 경험을 살려 이민과 관세 중심의 업무를 맡으리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동맹과의 방위비 분담 현안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같은 날 자신 법률팀 출신인 앨리나 해바가 백악관 고문팀에 합류한다고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를 두고 ”흔들림 없는 충성심을 보유한 사람“이라며 ”그 결의에 있어 비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재판 전쟁‘을 치르는 셀 수 없는 나날 동안 내 편에 서 있었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당선인은 ”앨리나만큼 ’부정의한 시스템‘의 무기화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가 용기와 정의 실현을 위해 가열하게 싸워 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中대사에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기업인 시절 ‘오프쇼어링’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중 미국대사 후보로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전 상원의원(조지아)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낸 성명에서 차기 주중 미국대사로 퍼듀 전 의원을 내정하기로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퍼듀는 40년간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상원의원을 역임한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라며 “중국과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귀중한 전문 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홍콩에 거주했으며, 경력 대부분을 아시아와 중국에서 근무했다”면서 상원에서 군사위원회,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군사위원회 해상 전력 및 투사군 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역내 평화와 중국 지도자들과 생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퍼듀 전 의원은 2015~2021년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지냈다. 2020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 선거 결과에 공개적으로 반발했었다.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곳이다.
퍼듀 전 의원은 2022년 트럼프 당선인 지원을 받아 조지아 주지사직에 도전했지만, 예비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패했다.
상원의원 시절 최다 주식 거래 이력으로 이해 상충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상원 입성 전 잡화점 달러제너럴과 식품업체 사라리, 리복 등을 이끌며 기업 구조조정과 글로벌 확장을 담당했다.
특히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해 일자리를 아시아 등으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을 강력 지지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와 상충되는 지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외교안보팀을 반(反)중 강경파로 꾸렸다. 국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 모두 중국과 대립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전날 무역 및 제조업 담당 수석 고문에 중국을 강력 비판해온 피터 나바로를 발탁하기도 했다.
다만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와 하워드 러트닉은 중국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보편적 관세도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가상화폐·AI 차르’에 데이비드 색스 임명
당선인은 색스가 “AI, 가상화폐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지식과 비즈니스 경험, 정보, 실용주의를 갖추고 있다”며 “온라인 의견 표명의 자유를 보장하고, 빅테크 기업의 편견과 검열로 부터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색스가 맡은 역할에 대해 “현재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직책”이라며 “정부 내에서 색스가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권한을 가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도 전했다.색스는 1990년대 후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페이팔을 공동 창업해 이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해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멤버들 중 한명이다. 머스크 CEO와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이기도 하다. ‘페이팔 마피아’에는 빅테크 거물이자 유명 벤처 투자가인 피터 틸, 리드 호프먼 전 페이팔 부사장등이 있다.
머스크와 색스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강력히 지지했다. 액시오스는 색스의 지명을 통해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와 틸의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이 사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일단 환영한다”고 밝힌 뒤 “비트코인 발행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비트코인을 10만 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우리는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한때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선거 기간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고 국가 비축용 비트코인을 축적하겠다며 공언했다.
NASA 새 수장에 머스크 우군 아이작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 시간) 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41·사진)을 미국항공우주국(NASA) 국장으로 지명했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향후 세계 우주 산업에 미치는 머스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츠를 창립한 아이작먼은 개인 자산 2조 원대의 억만장자다. 그는 올해 9월 스페이스X의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인 ‘폴라리스 던’에 참가해 민간인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해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시프트4 페이먼츠는 이 프로젝트를 포함해 스페이스X에 2750만 달러(약 389억 원)를 지원했다.
아이작먼은 지명 발표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번창하는 우주 경제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우주에서 살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NASA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열정적으로 추구하고 진정한 우주 항해 문명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아이작먼의 지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가 사업가인 만큼 정치인 출신의 기존 NASA 국장들보다 상업적 우주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미국의 상업 우주 연합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에 “(아이작먼보다) 더 적합한 이를 상상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지명으로 NASA와 스페이스X와의 관계가 과도하게 밀접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우주 산업에 있어 머스크와 스페이스X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가 스페이스X와 (아이작먼과의) 연관성에 따른 잠재적인 이해 상충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기관으로서 조달법을 준수하지만 NASA의 계약자 선정은 종종 비난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2021년 스페이스X의 경쟁사인 블루오리진은 “NASA가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평가를 거쳐 달 착륙선 사업자를 (스페이스X로) 결정했다”며 NASA를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