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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多-2025년02월04일 (화요일) - 신현준 "故 김수미, 김치라도 팔아 '귀신경찰' 투자하겠다고" - 20250204

서동식 | 기사입력 2025/02/0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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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多-2025년02월04일 (화요일) - 신현준 "故 김수미, 김치라도 팔아 '귀신경찰' 투자하겠다고" - 20250204
서동식 기사입력  2025/02/0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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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多-2025년02월04일 (화요일) -
신현준 "故 김수미, 김치라도 팔아 '귀신경찰' 투자하겠다고"  - 20250204

 
①올해 새로 여는 전시 공간-솔올미술관은 강릉시립미술관으로 재개관
②올해 새로 여는 전시 공간-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호텔 부지 내의 박서보미술관
③신현준 "故 김수미, 김치라도 팔아 '귀신경찰' 투자하겠다고"
④살 아무리 빼도 유독 ‘허벅지’만은 통통한 이유
⑤노인 ‘조기 사망’ 위험 높이는 낙상… 이미 넘어졌다면 ‘대처법’
⑥‘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작가 정여울
⑦"수장고 방어, 중요 보물만 빼내"…한글박물관 화재 가슴 쓸어내렸다
⑧20년차 영양사도 이건 꼭 먹는다…한겨울 건강 지키는 시금치
⑨사도광산 이어 '2연타' 맞은 정부…"군함도 약속 불이행 유감"
⑩MBC 괴롭힘 문화 상습이었나…박은지, 故 오요안나 애도 "모진 세월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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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여는 전시 공간-솔올미술관은 강릉시립미술관으로 재개관
 
지난해 2월 문을 연 강릉의 솔올미술관은 강릉시립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올해 재개관할 예정이다. 미술관 운영 주체가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에서 지난해 강릉시로 넘어간 데 따른 것이다. 재단이 운영할 당시 루치오 폰타나와 애그니스 마틴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를 열며 화제를 모았던 터라 향후 운영 방향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새로 여는 전시 공간-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호텔 부지 내의 박서보미술관
 
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호텔 부지 내의 박서보미술관은 원래 예정 시점보다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 단색화가 박서보 화백의 이름을 딴 박서보미술관은 2023년 기공식 당시 이듬해 여름 개관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관광 수요 급락과 건축 자재비 상승 등의 문제로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서보 화백의 둘째 아들인 박승호 박서보재단 이사장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박서보미술관 제주 건립은 오리무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서보재단은 우선 박서보 화백이 세상을 떠나기 전 거주하며 작업했던 곳인 서울 연희동 기지 옆에 전시 공간을 마련해 박 화백은 물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박승호 이사장은 "240평 규모로 미술관으로 부르기에는 다소 작은 규모라 재단의 전시공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일단 아버지의 생일인 11월 15일에 맞춰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준 "故 김수미, 김치라도 팔아 '귀신경찰' 투자하겠다고"
 
이름이 나오면 그리워 눈물짓다가도,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면 다시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사람. 배우 신현준에게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선배 배우이자 '엄마' 고(故) 김수미는 그런 사람이다.
 
영화의 개봉쯤에 둘이 손잡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열심히 홍보하자 했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맨발의 기봉이'(2006) 같은 영화를 다시 한번 만들어 보자며 의기투합한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이 유작이 될 줄은, 당사자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막상 홍보하려고 보니 포스터 밑에 의자가 제 거 하나더라고요. 엄마(고 김수미)가 항상 '개봉 전에 너랑 나랑 프로그램만 돌아도 홍보비 몇억 아끼는 거다'라고 얘기하셨던 게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묘했어요."
 
신현준에게 김수미는 '수미 엄마'다. 생전 김수미에게는 연기자 생활을 하며 인연을 맺은 수많은 '아들들'이 있었다. 신현준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돈독한 아들이었다.
 
"주고 가신 게 너무 많아요. 수미 엄마는 제가 프로그램을 하면 모니터를 하고 늘 전화를 해주세요. '현준아 너 이번에 좋더라'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드라마 '다리미 패밀리'를 하면서도 '연기 그렇게 캐릭터 잡고 하니까 좋다'고 얘기해주셨었죠. 그렇게 매주 연락을 주셨었는데 어느 순간 (고 김수미가 세상을 떠난 후) 토, 일요일 방송이 나가고 아무 연락이 없으니 너무 이상했어요."
 
자주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는 관계였던 두 사람. 신현준은 김수미와의 추억을 풀어놓았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조리원으로 김수미가 보내준 "우주선만 한 꽃바구니"라든가 함께 영화를 찍을 때 모든 스태프가 밥차 반찬은 제쳐두고 김수미 반찬을 사수하는 데 열 올렸던 일, 20대 젊은 스태프들과도 허물없이 어울리던 김수미의 속 깊은 성정까지.
 
때때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신현준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고 김수미에게 꽃 선물을 보낸 일화를 밝혔다. 평소 김수미에게 화려하고 색감이 다채로운 꽃들을 보냈었는데, 그날은 어쩐지 하얀 리시안서스가 눈에 띄게 예뻐 보였고, 그래서 그 꽃을 한 아름 선물했다는 이야기였다.
 
"어머니가 전화가 와서 '현준아, 꽃이 너무 예쁘다' 하시는 거예요. 제가 엄마와 수없이 많이 전화했는데 처음 듣는 목소리였어요. 너무 힘들어 보이셔서 '엄마 괜찮아요?' 했더니 '그래 현준아 나 괜찮아, 곧 보자, 사랑해 아들, 사랑한다'라고 하셨던 게 마지막 통화였어요. 추석 때도 저희 아이들이 보고 싶다 하셔서 사진을 보내드렸었는데…그 '사랑해'라는 말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죠."
 
그렇게 고 김수미가 떠나고 신현준은 그와 함께 찍은 '귀신경찰'을 홀로 홍보하고 있다.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추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담은 패밀리 코미디다. 이 영화에서 신현준은 하찮은 경찰, 김수미는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그 경찰의 어머니 역을 맡았다.
 
'귀신경찰'은 '맨발의 기봉이'가 그러했듯, 애초부터 김수미의 출연을 염두에 둔 채 신현준이 기획하고 제작한 가족 코미디 영화다. 생전 김수미는 '맨발의 기봉이' 같은 가슴 따뜻한 가족 영화를 또 한 번 찍고 싶다고한 번 찍고 싶다고 했고, 김수미의 그런 마음을 아는 신현준이 영화를 준비했다. 기획의 과정뿐 아니라 촬영과 편집의 과정에서도 김수미와 긴밀히 대화를 나누며 애초 두 사람이 추구했던 '가족 영화'에 도달하기 위해 애쓴 작품이다. 그뿐 아니라 영화의 에필로그는 김수미가 장식하는데, 이는 김수미를 중심으로 한 2편을 준비, '귀신경찰'을 '시리즈물'로 이어가고자 깔아놓은 포석이었다.
 
"어머니는 완성본을 못 보셨어요. 아마 보신다면 되게 좋아해 주실 것 같아요. 엄마가 농담으로 시리즈가 투자가 안 되면 엄마가 김치라도 팔아서 투자하겠다고 하실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요. 개그 코드도 단순하지만 얼마나 재미가 있느냐고 (촬영하면서)하셨었죠. 영화 마지막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2편의 시작은 어머니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거였는데 이제는 어머니가 안 계시잖아요. 마지막 부분을 빼야 하나 말아야 하나 끝까지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눴었어요."
 
신현준에게 '귀신경찰'은 오랫동안 김수미를 기억하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그는 고 김수미의 가족들도 영화를 봤지만 서로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했다.
 
"제 진심은 제가 이 영화와 관련이 돼 있고, 엄마가 출연했는지를 떠나서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 같은 영화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엄마에겐 범접할 수 없는 엄마만의 캐릭터가 있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많은 분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사랑하시는 걸 새삼 다시 느껴요. (아마도 하늘에서) 행복하시겠구나 싶어요."
 
 
 
살 아무리 빼도 유독 ‘허벅지’만은 통통한 이유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유독 허벅지 살이 안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일명 ‘하비(하체비만)’라고도 불리는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허벅지, 지방 자리 잡기 좋은 부위
 
기본적으로 허벅지를 비롯한 하체에는 지방이 자리 잡기 쉽다.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알파-2수용체’가 많은 반면, 지방 분해를 돕는 ‘베타수용체’는 적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이 잘 자리 잡고 쉽게 빠지지 않는다. 체지방이 늘면 허벅지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 엉덩이, 배 순으로 찌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벅지는 다른 부위에 비해 셀룰라이트가 많은 부위기도 하다. 셀룰라이트는 혈액순환장애, 림프순환장애 등이 원인으로, 지방조직, 체액, 콜라겐섬유 등 결합조직이 뭉쳐 피부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든다. 허벅지에 셀룰라이트가 생길 경우 콜라겐 캡슐이 지방 조직을 감싸면서 지방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
 
◇신진대사 원활하게 해줘야
 
허벅지살과 셀룰라이트를 없애려면 모든 다이어트의 기본인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고탄수화물‧고지방 식품을 멀리해 체지방 축적을 줄이고, 대신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면 좋다. 혈액순환을 촉진해 지방 분해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틈틈이 스트레칭, 마사지를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말아야 한다. 반신욕을 하거나, 다리를 위로 뻗어 상체와 90도로 유지한 채 누워있는 자세도 효과적이다.
 
◇허벅지 운동 집중하기
 
허벅지 살이 빠지지 않아 고민이라면 평소 운동할 때 허벅지 근력 운동에 더욱 집중해보자. 대표적인 운동법으로는 ‘런지’가 있다. 정면을 보고 서서 등과 허리를 곱게 편 뒤, 허리에 두 손을 얹고 한 쪽 발을 앞으로 내딛는 동작이다. 발을 70~100cm 내딛고, 반대 쪽 다리는 발뒤꿈치를 세우고 90도 정도로 굽힌다. 올라올 때는 반동이 아닌 하체의 힘을 이용하도록 한다. 양쪽을 번갈아 실시하며, 빨리하는 것보다 정확한 동작을 취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노인 ‘조기 사망’ 위험 높이는 낙상… 이미 넘어졌다면 ‘대처법’
 
겨울철 자주 발생하는 낙상 사고는 노인 외상 원인 1위다. 특히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노인은 낙상으로 심각한 관절 손상을 겪어 조기 사망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적절한 대처가 중요한 이유다. 낙상 사고 발생 시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허리 부상 대처법
 
허리를 삐끗한 경우 흔히 요추 염좌나 근육 손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디스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24~48시간 동안은 냉찜질로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이후 온찜질로 근육 이완을 돕는 것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충분히 쉬어야 하며, 스트레칭이나 자세 교정도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하지 방사통이 동반되면 병원을 방문해 요추 디스크 손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한상수 교수는 “겨울철에는 두꺼운 옷을 입어 민첩성이 떨어지고,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며,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낙상이 자주 발생한다”며 “특히 노인 낙상은 삶의 질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릎 부상 대처법
 
무릎을 부딪쳤을 때 단순 탁박상이라면 통증은 경미하다. 이땐 하루 3~4회 20분간 냉찜질을 하고, 압박붕대를 감아 무릎을 안정화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종을 줄이면 된다. 그러나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통증이 심하거나 부종이 심해지면 슬개골 골절이나 연골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때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면 염증 반응일 가능성이 크며, 이때는 냉찜질로 부종을 줄이고, 최초 48시간 이후에는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또한, 무릎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체중이 실리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필요시 병원에서 진통 소염제 처방을 받아 염증과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꼬리뼈 부상 대처법
 
엉덩방아를 찧어 꼬리뼈를 다쳤다면 단순 타박상일 수도 있지만 골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꼬리뼈는 일상생활에서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이므로 초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냉찜질로 부종을 줄이고, 딱딱한 의자 대신 도넛 모양 방석을 사용해 압력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1~3주 이상 지속되거나 앉기 어려운 경우, 병원을 방문해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물리치료나 소염제 처방 등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 교수는 “고령층은 신경 반응이 둔화해, 낙상 직후 큰 통증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종과 통증, 관절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낙상 후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병원을 방문해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고 특정 부위에 부종, 변형, 체중을 실을 수 없는 통증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작가 정여울
 
2004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작가 정여울은 2006년 출간한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를 시작으로 최근작 ‘감수성 수업’, ‘데미안 프로젝트’까지 40권 이상 문학·예술·여행·심리학 등 주제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다. “읽기와 쓰기를 매일 조금씩 쉬지 않고 해왔다”는 작가는 “불안과 우울을 견디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 또 한 사람의 용기
 
“시인은 시의 힘으로, 음악가는 음악의 힘으로, 화가는 그림의 힘으로, 엄마는 엄마의 용기로, 청년은 청년의 열정으로 이 엄혹한 민주주의의 겨울에 맞서자…그 모든 용기의 별자리들이 모여 끝내 세상을 지키는 아름다움의 바리케이드로 솟아오르리니.”
 
지난 12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에 관해 정 작가가 쓴 칼럼의 일부다. 작가는 이 혹독한 겨울에 맞선 시민들의 힘을 ‘별자리로 만든 바리케이드’로 표현하며 우리를 지키는 아름다운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름다움의 근원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정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치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서 쓴 칼럼에서처럼 ‘2024,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시민들의 촛불, 응원봉, 행진, 노래들 속에서 찾아낸 ‘용기’ 또한 그렇다.
 
“이번 일로 인해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평범한 일상이 언제든 단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용기도 결국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 또한 되찾게 됐습니다.”
 
계엄 사태의 비참함이 있기 전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했다. 특히 광주 5·18, 제주 4·3 등 우리나라의 아픈 과거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투명하게 적어 내린 한강 작가의 작품과 대비된 현실은 우리를 더욱 아프게 했다. 그러나 정 작가는 역사 속 사건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는 우리들에게 과거의 고통보다는 희망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한강 작가가 광주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라고 말한 대목이 정말 가슴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저는 광주가 우리와 똑같은 보통 사람들이 아무런 죄 없이 살해당하고, 폭력에 희생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상징하는 또 다른 보통명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정 작가는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에 대한 강연 연사로 자주 만날 수 있고 본인의 작품과 관련된 강연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등단 이래 매년 2~3권의 책을 출간할 정도로 얘깃거리가 풍부한 작가다. 문학, 글쓰기 등 자신의 전문 분야 외에도 음악, 미술, 여행 등 ‘애호가’ 수준을 넘어선 취향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음악과 문학을 좋아했는데 미술은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음악, 문학, 미술, 여행, 그리고 심리학이 제 마음속에서 일종의 콜라주를 만들어가며 매일매일 그동안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제가 배우고 느끼고 사랑하는 것들로 일종의 ‘힐링 패키지’를 만들어 필사적으로 제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그 힘으로 ‘상처입은 치유자’가 타인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문장
 
이런 작가의 비전을 담은 책이 ‘감수성수업’이다.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잘 느끼고 감동하는’ 삶을 살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성이라는 것은 기록함으로써 진짜 내 것이 된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일상을 장악하면서 종이에 일기를 쓴다든가 사진을 인화하는 아날로그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어떤 격렬한 감정을 느끼고도 그 기억을 소중히 저장하지 않게 돼 버렸죠. 저 역시 읽고 쓰기가 직업임에도 어떤 때는 너무 피로하고 힘들어 기록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때는 여지없이 그 좋은 감성이 날아가 버리고 기억조차 희미해져 버려요. 감성을 기록하는 것, 그때그때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들의 감수성을 결코 잊지 않기 위해 ‘문장’으로 반드시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
 
정 작가가 문장으로 기록하는 영역은 넓고도 깊다. 작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많은 글과 이야기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저는 아주 힘든 날에도, 우울하거나 슬픈 날에도, 읽기와 쓰기만은 멈추기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저에게 읽기와 쓰기는 불안과 우울을 견디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미술과 문학의 발자취를 좇는 여행길도 정 작가에겐 새로운 영감이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때의 느낌, 그것 자체가 새로운 글감이고 이야깃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상은 여행이 되고 여행은 일상이 되는 삶을 살며 다양한 주제를 모아 성실하게 글로 풀어낸다.
 
한편 지난 2024년 11월 11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8회 서점의날 기념식’에서 정 작가의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이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정 작가는 “계속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용기와 응원을 선물받은 느낌”이라며 또 다른 분야에 대한 여러 구상을 전했다.
 
“미술과 음악에 대한 글을 새롭게 써볼 생각이고 제가 사랑하는 어떤 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글도 써보고 싶습니다. 억압받고 차별당하면서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정 작가는 글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읽는 것에서도 큰 치유를 얻는다고 말한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기억, 꿈, 사상’,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 김서영의 ‘내 무의식의 방’ 등 네 작가의 작품은 항상 곁에 두고 지낸다고. 정 작가는 이들의 글을 통해 응원을 받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용기, 나도 어렵지만 그래도 더 어려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삶을 배웠다.
 
“독자들도 너무 아프고 외로운 순간, 책 속의 문장이 힘이 돼 주고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순간이 있길 바랍니다. 책 속의 문장이 항상 내 마음속에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끊이지 않고 상영된다면 우리는 힘들 때마다 그 마음속 영화관에 앉아 아름다운 문장의 힘을 꺼내보며 지친 영혼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의 책이 그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수장고 방어, 중요 보물만 빼내"…한글박물관 화재 가슴 쓸어내렸다
 
“1차 화재 상황 회의 때 (소방당국에) 유물이 1층(수장고)에 있으니 최대한 보호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수장고 방화벽이 철저하긴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큰불이 소강상태일 때 중요 유물만 빼냈다. 인명 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다.”(국립한글박물관 안승섭 기획운영과장)
 
1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4시간 만인 낮 12시 31분 사실상 진압되면서 박물관 관계자들은 아찔한 가슴을 쓸어내렸다. ‘월인석보 권9, 10’과 ‘정조 한글어찰첩’, ‘청구영언’ 등 보물 9건을 포함해 박물관 소장 자료 8만9000여점 대부분이 지류(종이)물에 해당한다. 박물관은 지난해 10월 14일부터 ‘교육공간 조성 및 증축’ 공사에 따른 휴관 상태로 이날 관람객은 없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건물(지하 1층~지상 4층)의 3층과 4층 사이 철제계단 절단 작업 중에 불꽃이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소화기로 불길이 잡히지 않자 119로 신고했고 즉시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5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장비 76대와 인력 262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불길은 4층까지 번졌다. 4층에 쌓인 공사 자재로 인해 소방 인력 진입이 힘들었다고 한다.
 
이 사이 박물관 비상연락망이 가동되면서 강정원 관장과 안승섭 기획운영과장, 김희수 전시과장 등 직원들이 달려 나왔다. 이들은 유물 수장고가 있는 1층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게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고 지켜보다 오전 10시쯤 결단을 내렸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중요 유물만 우선 빼내기로 한 것.
 
“수장고가 이중삼중의 방화철문으로 이뤄져 있고, 화재가 감지되면 하론가스(화재진압용 소화약재)가 자동분사되지만 그 경우엔 산소가 차단되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1층까지 화재가 미치지 않고 마침 윗층 불길은 소강상태라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소방요원들과 함께 수장고로 들어가 국가 지정문화재급 26건(257점)만 인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동시켰다. 유물은 모두 안전하다.”
 
상황 종료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희수 과장 등이 전한 내용이다.
 
불길은 전시실이 있는 3층과 4층을 다 태운 뒤 3시간 51분 만에 사실상 진압됐다. 다만 건물 내에 쌓인 가연물을 들어내고 잔불 등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 화재 발생 6시간 42분 만인 오후 3시 22분에서야 완전히 진화됐다.
 
박물관 안에 있던 작업자 2명이 구조됐고 4명이 대피한 가운데 소방대원 1명이 낙하사고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2014년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은 개관 10년을 맞아 1층 개보수 및 4층 공간 증축을 마치고 연내 재개관할 예정이었다. 공사로 인해 모든 소장품은 수장고로 옮겨진 상태였다. 박물관 측은 이번 화재에도 연중 일정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해 진압 상황과 피해 현황 등을 확인한 뒤 국민들께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 산하에 다중문화시설이 많은데 철저하게 점검하고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정원 관장은 “경찰 조사를 통해 화재사고 원인을 자세히 밝히는 한편 안전대책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20년차 영양사도 이건 꼭 먹는다…한겨울 건강 지키는 시금치
 
‘피로’ ‘무기력’ 그리고 ‘소화불량’. ‘간이 좋지 않을 때’를 검색하면 나오는 증상들이다. 그런데, 피로하고 무기력하다는 것을 글로 이해하는 것과 이 증상을 몸소 체험했을 때의 느낌은 참 달랐다. 평소의 내 텐션이 아니구나, 하는 이 불편한 느낌을 대체 어떻게 해야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밝고 활기찬 오후를 보낸 날이어도 퇴근 후에는 간단한 저녁밥을 만드는 일조차 귀찮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이렇게 양극의 경험을 하는 날은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불편하기 전의 에너지 넘치던 나의 성향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컨디션이 저하되고 의기소침해지는 시기가 겨울이었다. 일단 날씨가 추우면 몸이 더 고단했다. 낮이 짧고 밤이 긴 겨울의 특징도, 연말과 연초에 불현듯 찾아오는 복잡한 감정의 변화도 한몫했을 거라고 본다.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입혀진 무거운 공기의 압력이 나를 누르기라도 하면 무기력함과 피로함은 배가 됐다. 나는 의기소침한 일상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래의 활력과 텐션을 되찾기 위해, 또 몸의 장기 중에 가장 취약했던 ‘간의 회복’을 위해 녹색 채소를 찾아 먹기로 했다. 당시 심사숙고하며 고른 재료가 바로 ‘시금치’다. 그렇게 나는 겨울마다, 의기소침할 때마다 시금치를 항상 곁에 두고 먹었다.
 
간을 정화하는 한겨울의 초록색 시금치
 
인도의 전통의학 체계인 아유르베다에서는 “시금치의 쓴맛과 차가운 성질이 소화를 돕고 간을 정화해, 해독과 항염증의 효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 “시금치의 가벼운 성질이 혈액 순환을 돕고 신체의 소화 흐름을 촉진하며, 몸과 마음에 경쾌함을 준다”라고도 말한다. 실제로 시금치의 초록색을 내는 엽록소는 간을 정화하고 체내 독소와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또 시금치의 비타민 C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을 강화해 주고,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은 간과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시금치의 철분은 혈액의 생성을 촉진하며, 식이섬유는 변비를 예방하고 장 건강을 개선해 소화를 돕는다. 마지막으로 마그네슘은 에너지 대사와 신경 자극, 그리고 근육 수축 시 필요한 영양소다.
 
앞서 말했듯, 아유르베다에서는 시금치의 성질이 가볍다고 정의한다. 반면, 아유르베다에서 말하는 나의 체질은 ‘무거워지기 쉽고 잘 쌓는 체질’이다.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이란 뜻인데, 이런 내게 시금치의 가벼운 성질은 몸의 균형점을 찾는 여정에 많은 도움을 줬다.
 
시금치・레몬 넣은 ‘그린스무디’로 밝은 에너지 채우기
 
시금치를 섭취할 때 자주 활용한 메뉴는 스무디다. 시금치·아보카도·레몬 등을 넣고 만든 ‘그린 스무디’인데, 생으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고 재료를 잘게 부수어 먹기 때문에 소화도 잘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시금치를 생으로 먹을 때는 결석 등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꼭 레몬즙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린 스무디와 함께 즐겨 먹던 조합은 지방이 적은 부위로 만드는 소고기구이다. 이 두 가지 조합만으로 단백질과 비타민·미네랄을 한 번에 채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이 식단으로 3주 정도 관리하자 컨디션과 체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험했다. 책이나 글을 읽을 때 시력이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고, 몸과 마음의 활력도 서서히 올라왔다.
 
가볍고 차가운 성질을 가진 시금치는 따뜻하게 데워서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소화가 잘되는 것은 물론이고 영양소 흡수에도 더 좋다. 시금치와 버섯·양파를 올리브유에 볶다가 달걀물을 부어 만든 시금치오믈렛은 아침 식사로 자주 애용하던 메뉴다. 조금 색다른 맛을 원할 때는 시금치에 생강·캐슈넛을 넣고 볶거나, 시금치·바질·올리브유·견과·마늘·레몬즙을 넣은 시금치 페스토를 만들어 통밀빵에 발라 먹기도 했다.
 
시금치를 곁에 두고 먹은 지 몇 번의 겨울이 지나고 나니, 차갑고 척박했던 몸과 마음에도 어느새 초록의 싱그러움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체력이 좋아지면 마음의 의기소침함도 옅어진다. 한겨울 차가운 땅에서도 진한 초록색 잎을 피우는 시금치가 내게 따뜻한 에너지를 전달해준 게 분명하다.[중앙일보]
 
 
 
 
사도광산 이어 '2연타' 맞은 정부…"군함도 약속 불이행 유감"
 
일본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후 10년 가까이 지나도록 '전체 역사'를 알리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또 다른 강제노역 세계문화유산인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에 이어 군함도 약속 불이행까지 연속으로 약속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韓 요청, 사실상 전부 무시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2월 1일 근대산업시설과 관련한 '후속 조치 보고서'를 세계유산위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컨센서스(표결 없는 전원동의)로 채택된 결정문에 따른 것이다. 당시 유네스코는 일본에 "관련국과 대화하고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알리겠다'는 기존 약속을 지키라"고 주문한 뒤 진전 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유네스코가 일본에 '대화하라'고 권고한 관련국은 한국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이 요청했던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 설명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고 시사하는 전시물 철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추모 등 요구 사항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보고서에서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의 증언을 참고자료로 비치했다"고 해명하거나 "지난 2년 동안 한국인을 비롯한 광산 노동자들의 봉급과 복지에 대한 비교 연구를 지원했다"며 마치 유네스코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한 것처럼 포장했다. "(지난해 9월 결정문 채택 이후) 한국 정부와 대화를 지속했다"고 강조하면서다.
 
 
외교부 "약속 불이행 유감"
 
이와 관련, 외교부는 이날 이재웅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한·일 양자 차원뿐 아니라 유네스코 틀 내에서도 일본 약속 불이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조만간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항의할 예정이다.
 
향후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가 있는 세계유산의 경우 추가 등재가 녹록지 않을 거란 경고도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앞으로도 계속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강제동원의 역사가 있는 유산의 추가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군함도 등과 관련해 유네스코에 2017년, 2019년,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이행경과보고서'를 제출했고, 2020년에는 강제노역 현장이 아닌 도쿄에 개관한 산업유산 정보센터 관련 '해석전략 이행 보고서'도 제출했다. 이날 한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10년 동안 이런 (일본의) 보고서들이 나오는 것은 한국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본이 거듭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도 등재 당시 인정했던 조선인 노역의 강제성을 두 번 다시는 언급하지 않는 데다 '전체 역사'를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걸 외교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2015년 7월 근대산업시설을 등재하면서 "조선인들이 '자기 의사에 반해(against their will)' 동원돼 '강제로 노역(forced to work)'했다"고 공개 발언했다.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때도 일본은 2015년의 강제노역 인정 발언을 포함한 '모든 결정과 약속'을 "명심(bearing in mind)하겠다"고 밝혔다.
 
 
약속 믿었다 2연타 뒤통수
 
하지만 일단 등재되고 나면 일본은 번번이 약속을 깼다.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의 경우 유네스코가 2018년, 2021년,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결정문을 채택, "강한 유감"까지 표명하며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지만 사실상 달라진 게 없었다.
 
같은 양상은 올해 사도광산 등재 이후에도 반복됐다. 강제노역 피해자를 기리겠다며 만든 전시 시설에는 강제성을 인정하는 표현이 실종됐고, 추도사가 빠진 '사도광산 추도식'이 실시됐다. 일본의 약속을 믿고 사도광산까지 갔던 유족들이 한국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별도 추도식에 참석한 뒤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에 정부가 일본의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유네스코에 촉구하는 등 '강수'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전망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6월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역사 왜곡에 대응해 "등재 취소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결정문이 채택되도록 협조해달라"는 서한을 당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보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세계유산위 규정상 등재 취소는 '유산의 중대한 변경'이 있다고 판단될 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전례를 볼 때 문화유산이 훼손되거나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등재가 취소됐던 이유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등재 취소가 가능한 '중대한 변경'이 무엇이냐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 정부에서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며 "세계유산위의 결정을 일본이 이행하지 않으면서 유네스코 안에서 일본의 평판, 입지에도 충분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중앙일보]
 
 
 
MBC 괴롭힘 문화 상습이었나…박은지, 故 오요안나 애도 "모진 세월 버텨"
 
전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가 故 오요안나를 애도하며 사내 괴롭힘 문화를 비난했다.
 
박은지는 1일 자신의 계정에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며 오요안나의 사망 기사를 캡처해 애도를 전했다. 
 
그는 "본적은 없는 후배이지만 지금쯤은 고통받지 않길 바래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박은지는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라며 "도움이 못되어줘서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같은 고통을 겪었음을 밝혔다.
 
이어 "뿌리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매일신문은 고인의 유서에 사내 기상캐스터 두 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인의 유족은 함께 일했던 동료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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