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인과응보와 결자해지의 원리

덕암/김균식 | 입력 : 2021/11/18 [11:03]

‘죄는 지은대로 받고 복은 지은대로 온다’는 말이 있다.

당장은 몰라도 죄가 있으면 언젠가는 벌을 받게 되는 것이며 바라는 것 없이 복을 쌓을 때 당대는 몰라도 자식이라도 받는다는 말이다.

이 무슨 꼰대의 헛소리나 틀딱(틀니 딱딱거리는 노인의 발언)인가 싶지만 아무리 문명이 발달해도 사람 사는 이치가 달라지진 않는다는 소리다.

여기서 인과응보의 사례를 보면 우선 전문직부터 손꼽을 수 있다. 필자가 약 20년 전 시청 출입기자들의 근무환경을 보고 이대로 가다간 10년 안에 쓰레기 취급받을 수 있으니 실력과 신뢰와 덕망을 쌓아야 시민사회로부터 인정받고 공직사회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쟤 뭐라는 거야”라는 핀잔으로 치부되고 말았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온 국민에게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기레기’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그 당시 다시 강조한 말은 앞으로 10년 뒤면 쓰레기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존재감 없는 존재로 전락할 것임을 예고했다.

SNS의 정보가 범람하고 유튜브로 다양한 정보가 홍수를 이룬 지금 건전한 여론조성을 이끌어야 할 언론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될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요리사는 고객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만들 수밖에 없다.

영양보다는 짜고 매운 음식만 기대하는 고객, 가치보다는 흥미나 쾌락, 사행성에 클릭수가 올라가고 자극적인 제목만이 눈길을 끄는 국민들의 눈에 들려면 언론 본연의 사명감보다는 관심에서 밀려나지 않으려 제목과 내용들이 저급하게 편집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누가 손해일까.

당장은 기자들이 대우받지 못하니 1차 피해자요 종래에는 올바른 여론과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니 국민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기자만 뭐라 할 게 아니라 이젠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성숙해야 한다. 기자가 양심껏 표현의 자유를 누릴 시스템도 필요하고 국민들도 참 언론에 대한 응원과 박수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언론이 제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이며 사회전반의 청렴도와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비단 언론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기타 전문직들 또한 인과응보의 길을 걷는 건 대동소이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경인매일 신문사가 법원 검찰청 앞에 있다 보니 당연히 많은 법조인들을 만나게 된다.

변호사, 검사, 판사까지 각기 성역이나 다름없는 직종이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웬만한 준비서면은 국민들이 더 잘 쓴다.

의사보다 더 어설프게 의학지식이 많은 환자들이 도처에 넘친다. 이제 영역의 구분이 무너지고 어지간한 요리도 인터넷만 뒤지면 특정인의 비법 이란 게 존재하지 않게 된다.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본연의 영역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점과 무한경쟁을 향한 정보의 발달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쯤하고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 흔히 듣는 말 중 “경찰 불러” 또는 “짭새 떴다.” 경찰이 뉘집 종인가. 국민의 지팡이를 짭새라 칭하는 건 또 뭔가.

필자가 속어를 쓴다 해도 온 국민이 다 알아듣는다면 통상용어에 속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근무중인 경찰은 소정의 시험과 교육을 거친 고급 인력이다.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자부심도 있고 집으로 퇴근하면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며 아이들의 부모이기도 하다.

평상시 필요치 않을 때는 거들떠도 안 보고 편견만 가득하다가 급하거나 필요할 때면 부담없이 112를 누른다.

세금 냈으니까 사법기관의 공무원이니 국민이 부르면 와야 한다는 논리다. 한때 우는 아이도 그친다는 순사가 옛말이었으면 언제부턴가 민주경찰 운운하며 검거나 조사과정에서 미란다고지를 했느니 안 했느니를 갖고 시비를 걸기도 한다.

심지어 조금만 신경 거슬리면 조사관을 바꿔달라며 청문감사관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건 예사다. 민원인이 이러는 동안 상급기관에서는 한술 더 뜬다.

이미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 단계를 하향 했는데 아직도 방역수칙 지키라며 일선 경찰서에 공문을 띄우는 직권남용의 구태의연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일선 경찰서 직원들이야 까라면 까야하는 조직의 일원이다 보니 짹소리 못하지만 속마음이 그리 편치가 않은 게 실상이다.

기관장 개인의 일신상 안전과 조직관리의 안일함을 위해 중앙부처의 방침까지 과잉으로 지키는 바람에 경찰관이자 국민의 한 사람인 일선 직원들의 피로감은 더 해질 수밖에 없다.

앞서 거론한 각 분야별 영역은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모아질 때 현실에서 도태되지 않고 성장이 가능한 것이며 국민이든 경찰이든 서로 아껴주고 위해 줄 때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이 21명이라고 한다. 목적 달성에 성공한 직원이 21명이라면 예상되는 위험군은 10배 이상이며 심리적으로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확률은 훨씬 높다는 예상치가 나온다.

무릇 어떤 직종이든 안일하게 방치하면 언론처럼 국민들로부터 냉소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이 모두가 스스로 만든 무덤이며 해결책 또한 스스로 찾아야 한다. 모름지기 신뢰란 무너지기 쉬워도 쌓기는 수 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한국인의 특성상 용서와 관용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이며 아무리 큰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잘 잊는다.

이제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어도 확진자 증가나 위증자의 사망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아픔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잊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다시 활기를 찾아야 올해 겨울도 그럭저럭 넘길텐데 날은 추워오고 지갑은 얇아지니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